서 론:「날개」는 이상의 작품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소설이며 널리 읽혀진 대표작이다. 그의 소설대표작이자 결정판인 「날개」는 알레고리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흔히 초현실주의 혹은 신심리주의 소설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날개」는 인물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그리고 언어 구조의 상징성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특히 이상의 자전적소설 이라는 점에서 예술가의 초상으로 신격화하거나 신비화하는 경향마저 있었 다.

이 작품은 1인칭 화자인 ‘나’가 등장하여 내면 심리와 자아의식적 세계를 주로 서술하고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형식으로 1930년대 일제강점하의 현실, 즉 강력한 탄압하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던 식민지 지식인의 무능함과 속악하고 부정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곤혹스러 움을 표현하고 있다. 작품에서 시대 현실을 반영하는 속악하고 부정한 현실은 아내의 행위로써 상징된다.

시간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공간’에 대한 논의들도 다양하게 시도 된다.[1] 이중 황도경은 이상의 공간 연구에, 창조된 상상적 영역의 총체를 지칭하기 위해 ‘소설 공간’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그는 「날개」를 자아와 현실, 육체와 장신 사이의 갈등, 분열을 나와 아내, 안과 밖, 피동적 내밀성과 외출의 지향적 움직임이라는 일련의 대칭구도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밖에도 동물비유, 만남, 잠 등의 테마 분석[2]을 통한 논의가 이루어 졌다. 특히 오생근은 이상의 소설에 나타난 동물의 이미지가 작가의 무의 식적인 내무구조와 밀접히 연겹되어 있다고 파악하면서, 「날개」에서는 주인공이 길들여진 가축의 상태에서 상승하여 점차적으로 인간의 의식을 소유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는 이상의 작품을 이미지의 전개에 따라 한층 더 풍요롭게 읽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 라고 생각된다.

본 논문에서는 작품 「날개」에 대해 살펴봄에 있어 기존의 논의를 수렴 해서, 특히 작품에 나타난 상상적 내용과 작가의식의 지향점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